σ Kim Jae 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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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착 준비를 위한 PEI 방문

2007년 7월31일, 캘거리에서 저녁 10시반 비행기를 타고 4시간 반을 날아가
캐나다 동쪽 끝의 헬리펙스로 왔다.

3시간의 시차로 인해 그곳 시간은 아침 6시경..
공항은 짙은 안개로 뒤덮여 있었다.
바퀴를 내리고 하강을 하던 비행기는 활주로에 거의 닿았을
것으로 느껴질 무렵 급선회하여 고도를 높였다.

공항 주변을 선회하는 비행기.. 승객들은 말이 없었지만
모두들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얼마 후 기장의 안내방송. 짙은 안개로 활주로 진입로를
다시 찾아보겠다는 내용이다.

얼마 후 비행기는 다시 바퀴를 내리고 하강을 시작했다.
비행기 안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어느정도 고도를 낮춰 내려갔지만
사방은 짙은 안개로 한치앞도 보이지 않았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가까이 다가갔다고 느낄 즈음 왼쪽 창문 밖으로
활주로 유도등의 불빛이 파바박! 하고 지나갔다.
그리고는 곧바로 바퀴가 활주로에 내려 앉았다.
곧이어 승객들이 안도하며 힘차게 박수를 쳤다.

휴~ 십년 감수다..

헬리펙스에서 PEI행 비행기는 37인승 초소형 프로펠러 비행기였다.
그나마 두차례나 늦춰진 끝에 출발하여 10시45분경 PEI에 도착했다.


현지 목사님과 사모님이 마중을 나와주셨다.
밤을 꼬박 새운 셈이지만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우리는
곧바로 약속해둔 집을 보러 갔다.

첫번째 집은 반지하에 퀘퀘한 냄새와 불결한 카페트로 노~
두번째 집은 벽돌 건물이 멋있어 마음에 들었는데 알고보니
관리사무실이 있는 건물이고 아파트는 좌우에 있는 건물.
그럭저럭 괜찮은 듯 하여 예약해둔 세번째 집을 보고난 후
돌아와서 계약할 셈이었다.

그러나 세번째 집을 본 순간, 아!~ 이집이다~ 라는 필이 꼽혔다.
빅토리아 공원 옆의 주택가에 위치한 개인집으로
현관문을 들어서면 왼쪽에 이층으로 올라가는 문이 있었고
이층 전체를 빌릴 수 있었다.

복고풍 스타일의 화장실과 빛이 잘 들어오며 창문이 멋진 거실,
넓고 마루가 깨끗한 침실, 그리고 새로 깔은 복도 카페트,
노란색감의 벽 등등 모두가 마음에 들었다.

아파트 보다는 이러한 단독주택 분위기에서 살고싶었다.
가격도 비싸지 않은 편으로 월 625불에 난방비가 포함이다.
주인 부부도 착하고 성격이 시원시원하여 마음에 들었다.
같은 건물에 13살 소녀가 살고 있어 성진이에게도
누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인아주머니의 말씀..

문밖을 나서면 바다가 보이는 빅토리아 공원의 잔디에서
성진이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곳이다.

알고보니 지은지 대략 90년이 넘었다는...
나는 아마도 1세기 전의 생활 양식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점심먹고 막간에 여행자 보험도 들었다.
이곳 PEI는 3개월 거주 후부터 의료보험 가입이 허용되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개인적으로 별도의 보험을 들어야 한다.

오늘 할수 있는 일을 마친 후 목사님은 나를 차에 태워
북쪽에 있는 PEI 국립공원 해수욕장으로 안내했다.
그곳에서 나는 몇개월만에 바닷가에 풍덩~ 들어갔고
해변에서 몸통을 태울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시계 알람 소리에 잠을 깼다.
어제는 너무 피곤하여 책을 보다가 쓰러져 잤다.

얼큰한 김치찌게와 모밀비빔국수로 맛있게 든든한
아침식사를 하고는 목사님 내외분과 함께 집을 나왔다.

먼저 전기회사에 가서 어제 계약한 집에 대해
8월말부터 전기를 넣어달라고 신청했다.
100불을 보증금을 냈고 설치비 40불77센트는 1회차 요금에
포함되어 청구될 것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어제 집주인이 소개해준 모텔로 갔다.
당장 쓸 가구를 사기 위해서이다.
모텔 주인은 창고로 데려가더니 소파와 테이블과 의자 4개를
200불 달라고 했다.
사모님께서 이 사람이 지금 막 캐나다로 와서 돈이 없으니
싸게 해달라고 하자 150불로 깎였고 목사님이 다시
100불을 얘기하자 오케이 했다.
소파가 침대로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 좋았다.
물건은 내일 가져가기로 하고 모텔을 떠났다.

다음으로 자동차를 구하러 갔다.
이곳 PEI는 시골이라 대중교통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여
차가 없으면 살 수가 없다.

먼저 간 곳은 도요타 딜러점. 소형차 코롤라가 2년 리스에
월 492불이다. 차는 현대 베르나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고 1년 리스는 해줄 수 없다고 했다.
내가 원하는 리스 기간은 1년이다.

다음으로 혼다 딜러점을 갔다. 준준형세단급의 시빅이
2년 리스에 월 534불이다. 스타일이나 내장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역시 1년간의 리스는 없다.

현대 딜러에는 가지 않았다.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현대차만 타온 때문에 도무지 다른 메이커 차가 어떤지
알아볼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특히 일제차의
성능이 어떤지 직접 체험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기회는 주어지지 않을것만 같다.

이번에는 렌트카 대리점에 갔다. 미니밴 1달간의 렌트 비용이
1320불이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와버렸다.

곰곰히 생각하다가 어제 잠시 보아두었던 중고차 매장으로
가기로 했다. 2002년식 포드 Windstar를 눈여겨 봐두었던 것.
색이 좀 붉은색 계통이라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아이가 있어 미니밴이 좋을것 같았고 무엇보다도
주행거리가 8만9천Km로 비교적 짧았다.

붙어있는 가격은 7,395불. 사고 이력도 없고 내부도 깨끗했다.
배터리를 새것으로 교체한 것이라 시동도 잘 걸리고
엔진소리도 좋았으며 에어콘도 시원하게 나왔다.

열쇄를 받아서 시운전을 해보았다. 차체가 커서 가속능력은
떨어지는 것 같았지만 동네에서 얌전히 타고다닐 차라서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딜러가 1년 뒤에 차를 다시 구입해주는데 가격은 5천에서
5천500불 정도 주겠다고 했다. 본격적으로 협상을 시작하여
400불을 깎아주었고 사모님께서 다시한번 '이분이 처음
캐나다에 이민와서 돈이 없으니 잘좀 해달라'고 부탁하여
최종적으로 600불을 깎아서 6,800불에 해주었다.

여기에 세금까지 포함하여 7,208불.
차를 인수하고 한달간 핵심부위에 이상이 있으면
50%를 딜러가 부담한다.
차는 당분간 딜러매장에 보관해두고 한달 후 내가 PEI에
정식으로 오면 가져가기로 했다.


이제 시계가 4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우리는 딜러점을 나와서 ACCESS PEI를 향해 달렸다.
4시면 문을 닫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렸다.

자동차 등록을 하고 등록세 720불 80센트를 지불했다.
온김에 내가 갖고있는 알버타주 운전면허증을 PEI주 것으로
바꾸려 했으나 이곳 거주를 입증할 자료를 요구했다.
전기,전화 등의 청구서에 찍힌 거주지 주소 등이 필요했는데
아직 나에게는 그것이 없다.
부득이 면허 교환은 다음기회로 미룰 수 밖에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보니 내 앞으로 우편물이 도착해있었다.
영주권카드가 온 것이다. 목사님과 사모님이 축하한다며
악수를 청했다.
서류를 정리하고 피곤한 몸을 쉬려 침대에 누었다가
그대로 잠이들었다.

한시간쯤 지났을 때 목사님께서 나를 깨웠다.
근처 바닷가에 조개를 잡으러 가자고 한다.
조개가 얼마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이런 기회를 놓칠까 싶어 후다닥 일어나 짐을 챙겼다.

차로 20여분을 가자 한적한 바닷가가 나왔다.
물이 빠진 해변을 한참을 걸어 들어갔다.
구멍이 송송 뚤린 곳 근처를 발가락으로 누르면
물이 찍~ 하고 튀어 나오는 곳이 있다.
그곳을 삽으로 삥 둘러서 파보면 어김없이
커다란 조개가 숨어있다.

어찌나 많이 캤는지 들고오기 힘들 정도였다.
작은 조개는 가져갈 수 없도록 되어있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파뭍어주고 커다란 조개만 골라 담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본 갯벌 조개잡이였다.
5월에 이곳에 정착한 어느 가족이 함께 왔는데
모두들 처음 해보는 조개잡이에 즐거워했다.

저녁 9시가 되어서야 해가 뉘엇뉘엇 지고
우리는 낑낑거리며 잡은 조개를 들고 집으로 향했다.

 

다음날, 아침 식사를 마치고 목사님 내외분과 함께
보험대리점에 가서 자동차 보험을 들었다.
보상한도 20만불, 500불 이하는 내가 부담, 도난/차손상시
배상 조건으로 캐나다에서의 첫 보험료가 년간 2,339불이다.
월200불 정도 되는 셈이다. 한국에서 가져간 무사고 증명서는
전혀 감안이 되지 않았다. 앞으로 무사고 운전경력을
쌓아가면 매년 보험료가 낮아진다고 한다.
그리고 PEI는 보험료가 싼 편이라 이정도 나온 것이라고..

보험을 들고 나서 간 곳은 스코샤은행이다. 은행에 등록된
내 주소를 캘거리에서 새로 계약한 PEI 집으로 변경하고
내 주소가 인쇄된 은행계좌 통지서를 받았다.
성진이 엄마 것도 달라고 했지만 본인의 주소변경 의사를
확인해야한다며 다음에 본인이 오면 주겠다고 한다.
한국 같으면 그냥 주었을 텐데, 이곳은 부부라고 해도
각각의 의사를 존중해주는 측면이 있는것 같다.
좋게 생각하면...

은행계좌 통지서를 들고 ACCESS PEI로 갔다.
알버타주 운전면허증을 PEI 운전면허증으로 교환하기 위해서이다.
PEI 거주확인을 위해서 주소가 명기된 은행계좌 통지서와
집 리스 계약서를 제출했고 알버타 운전면허증과 여권,
그리고 자동차 구입시 딜러가 준 자동차검사확인서를 제출했다.

서류를 확인한 후 그 자리에서 번호판을 꺼내어 두가지 타입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여 나는 PEI의 황토색 절벽 사진이 들어간
번호판을 선택했다. 'TH022'이 나의 첫 자동차 번호이다.

질문지를 내밀더니 체크를 하고 사인을 하라고 했다.
마지막 질문이 이해가 되지 않아 같이간 목사님 사모님께
여쭤보니 '사고가 나면 장기를 기증하겠느냐'는 지문이라고 했다.
순간 머리가 띵~ 해왔다. 이렇게 중요한 결정을 갑자기 체크표시
하나로 하려고 하니 도저히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잠시 망설인 끝에 'No'에 체크했다. 휴~....

운전면허증 교환 비용이 49불, 번호판이 5불 그리고
번호판에 붙이는 자동차 등록세 납부 스티커값이 73불,
총 127불을 지불했다.

옆자리로 가서 사진을 찍고 그 즉시 PEI 운전면허증을
받았다. 그리고는 에드먼톤에 있는 자동차등록서비스센터
주소와 알버타 운전면허증 복사본을 주면서 이곳으로
복사본과 운전면허증 발급시 납부한 돈을 돌려달라는
편지를 보내면 남은 기간을 감안하여 일부 돈을 돌려준다고
안내했다.

다음으로 어제 갔던 모텔로 가서 구입한 중고 소파와
식탁을 창고에서 꺼내고 비용 100불을 지불했다.

그리고 근처 트럭 빌려주는 곳으로 갔다.
포트 픽업 트럭 옆에 하루 19불이라고 씌여진 곳에 들어가
견적을 뽑아보니 예상 견적이 86불...세금과 보험 등등이
포함된 것으로 배보다 배꼽이 약간 작았다.

아뭏든 차를 빌려 모텔로 가서 소파와 식탁을 싣고
새로 빌린 집으로 갔다.



식탁 의자를 옮기고 소파를 옮기려고 했다.
침대 기능이 있는 소파라서 무거운 철제 빔과
스프링이 시트 아래에 접혀져 있다. 목사님과 나는
낑낑대며 현관을 통과하여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소파를 꾸겨 넣었다.

그러나 아풀싸~ 소파베드를 옆으로 세워서 옮기다 보니
접혀졌던 시트 아래 철제 빔이 펴지면서 좁다란
계단에 소파가 꽉 끼고 말았다. 더군다나 소파 다리가
튀어나와서 도저히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올라가지도 못하고 다시 돌아가지도 못하는..
땀이 비오듯 하고 우리는 덪에 걸린 너구리마냥
좌절 일보직전이다.
이순간 내머리에 떠오른 것은, "아~ 십자가가 아마도
이정도 무게가 아니었을까..."
정말 엄청 무거웠다. 소파베드를 아무 생각없이
사버린 나 자신이 후회스러웠다.

소파와의 힘겨운 싸움 끝에 간신히 튀어나온 철제 빔을
다시 밀어넣는데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소파를 뒤로 빼서
현관 앞으로 원위치 시킨 후에 목사님께서 트럭을 몰고
집으로 가서 전동 드릴을 가져왔다.

그리고 소파 다리를 떼어내고 철제빔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세군데를 끈으로 묶은 후에야 두번째 시도를 할 수 있었다.
다행히 약간의 공간적 여유가 확보되어 끙끙거리며
소파베드를 2층으로 옮기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현관 문짝 옆에 깊게 패인 자국이 났고
2층 거실 나무바닥도 긁혔다. 아마도 집 빌릴 때 맡겨둔
돈에서 나중에 이사갈 때 수리비로 떼일 것 같다.

힘겹게 가구를 옮기고 난 후 트럭을 반납하니
50.58불의 비용이 청구됐다. 견적보다는 많이 떨어졌다.

마지막으로 중고차를 구입한 딜러에게 가서
번호판을 부착했다. 이로써 이번에 내가 온 목적은
모두 달성했다. 자동차 번호판 부착은 이를 기념하는
현판식이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서류를 정리하며
잠시 쉬었다. 오후 5시반, 목사님께서 바닷가로 기도회를
간다기에 따라 나섰다. 교회의 몇몇 분들이 목사님 댁으로
찾아와서 함께 떠났다.

엊그제 갔던 국립공원 해수욕장으로 갔다.
해변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예배를 마치고 준비한 누드 김밥과 삼각 김밥을 먹었다.
이민을 오신지 20여년이 되는 목사님이나 다른 분들은
삼각김밥 먹는 방법을 잘 모르셨다.

나는 소고기 삼각김밥을 세개나 먹어치웠다.
그리고는 5살난 어린아이와 바닷물에 돌을 던지며
놀았다. 구김살 없이 자란 아이었다.
성진이도 3년 후면 저런 모습으로 자라겠지..

서쪽 수평선으로 해가 지고 있었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생각났다.
그들도 여기 와보면 행복해할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8월3일, 오늘은 PEI에서 정착 준비를 하는 마지막 날이다.
어제까지 일단 할 수 있는 일을 다 마쳤기 때문에
오늘은 목사님 내외분이 나를 농장으로 데리고 갔다.

집에서 30여분 거리에 있는 농장은 짐이라고 하는
독일인의 것인데 총 45에이커의 땅을 갖고 있다.
이중 1에이커를 경작하라고 빌려주었다고..

목사님 내외분은 그곳에 파,고추,오이,호박,배추 등
갖가지 채소와 과일을 심으셨는데 제때에 돌보지 못해
채소에서 꽃이 피거나 너무 자라나서 때를 놓친 것들도
있었다.

농장은 언덕위에 자리잡고 있어서 주변 경관이 아주
빼어났다. 언덕 아래로 강물이 흐르고 훤히 트인
초원지역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언덕위에 나무로 지어진 주택 테라스에서 차를 마시며
농장주인 짐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목사님
내외분과 짐이..

농장에서 잘 익은 호박과 오이를 따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랍스터 레스토랑에 들렀다.
카운터에서 메인요리로 랍스터 또는 닭고기 등을
선택한 후에 자리를 잡으면 셀러드 바가 포함되어
먹을 수 있다. 셀러드의 종류가 다양하고 디저트도
풍부해서 셀러드 만으로도 맛있게 배부를 정도이다.

어느정도 배가 찼을 때 등장한 랍스터..
일전에 차를 몰고 전국일주를 하다가 영덕 강구항에서
영덕대게는 비싸서 못먹고 홍게(?)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었지만 랍스터는 처음이었다.

랍스터 몸통과 다리를 뿌러뜨려서 꼬챙이 같은 것으로
후벼파니 살점이 통채로 나왔다. 소스에 찍어서
입에 넣고 씹으니까 쫄깃쫄깃한 맛이 아주 좋았다.

어느 누군가는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이세상에서 게를 처음으로 요리해 먹을 생각을 한
사람은 매우 용감한 사람이다~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공항으로 출발했다. 5시반 비행기를 위해 4시에 도착하고
에어캐나다 창구에서 발권을 하는데 직원이 너무 오래동안
자판을 두들기는 폼이 뭔가 이상했다.

배웅나오신 목사님께, "뭔가를 너무 오래 두들기는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인쇄된 종이를
내밀며 비행기가 1시간 전에 취소되었으니 다른 편으로
가라는 것. 출발은 2시간 후인 7시반, 캘거리 도착은
밤 12시45분. 핼리팩스가 아닌 토론토를 경유해서 간다.

내가 다소 황당해 하고 있는데 옆에서 이를 보시던
목사님께서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 수 있냐며 어필을
했다. 갑자기 취소된 것도 있을 수 없지만 사과 한마디
없이 너무도 당당한 직원의 자세에 분통을 터뜨리신 것이다.

항의를 듣고난 직원이 하는말,

"가기 싫으냐?"

더이상 대화를 할만한 자질이 없는 사람이라 판단하여
얘기를 그만두고 비행기표를 받고 자리를 떴다.

입국장 밖에서 책을보며 시간을 보낸 후 입국장에 들어가서
기다리는데 탑승시간인 7시15분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다.
아니, 밖에 아예 비행기가 없다. 7시반이 되자
에어캐나다 비행기 한대가 착륙을 한다. 그때까지도 아무런
안내 방송이 없다. 늦으면 늦는다고 안내방송 한번 하는 것이
돈이 드는 일인지 아니면 목아지가 뿌러지는 일인지 몰라도
70년대 동사무소에서나 겪었을 뻔한 일을 2007년도에 이곳
캐나다에서 겪고보니 어이가 없다.

PEI에 올때도 핼리팩스에서 갈아탈 때 두번이나 출발시간이
지연됐고 그때에도 뒤늦게 안내방송이 나왔었다.

핼리팩스에 착륙할 때는 짙은 안개속에 무리한 착륙을
시도하다가 활주로 근방에서 급상승을 하는 위험천만한 일을
겪었다. 조종사의 미숙 또는 판단미스 내지는 관제탑과의
문제이다. 또한 핼리팩스에서 PEI로 가는 비행기는
구형 37인승 프로펠러 비행기이다.

에어캐나다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부도가
나서 법정관리 상태인 것으로 들었는데 승무원들의 불친절함이
도를 지나치고 있어 인터넷에 들어가보면 원성의 소리가
자자하다.

나는 에어캐나다 직원들에게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을
한번 타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지난 7월초 인천에서 캘거리로
오는 한국 항공기를 탔을 때 경험했던 친절함과 서비스는
감동적이기 까지 했다.

아뭏든 공항에서의 일만 제외한다면 PEI에서의 며칠간의
기억은 너무도 즐겁고 인상적이었다.
한 여름의 PEI는 내가 오랜시간 꿈꿔왔던 바로 그곳이며
나이가 들어서도 꼭 살고싶은 고향같은 느낌이다.

이제 앞으로 4계절을 모두 지내보면 PEI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이 설 수 있을 것이다.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 수 있을지 아니면 잠시
머물러갈 곳인지...

2007. 7. 31~8. 3

 

 

여행은 끝없는 방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