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길도



'97년 8월16~20일, 여름휴가 때 다녀온 남해안의 아름다운 섬 보길도입니다.

보길도 표류기
보길도의 유적지
보길도의 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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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길도 표류기

내키지 않은 출발
애시당초 출발할 때 부터 썩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왠지...
저녁 9시가 좀 넘은 시간이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 나는 보길도로 가기 위해 우선 광주행 야간 우등고속버스 표를 샀다. 마침 터미널에 설치된 TV에서는 태풍이 온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언제쯤 도착한다는 얘긴지 모르겠지만 아뭏든 내가 먼저 보길도에 갈거라 생각하니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 같았다.
평소 렌즈를 착용하는 나는 안경으로 바꾸기 위해 렌즈를 뺄 적당한 장소를 물색했다. 결국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한 나는 화장실에 들어가 앉았다. 작업 준비! 화장실에 쭈그리고 않아 렌즈케이스를 열어놓고는 막 렌즈를 빼려는 순간 무심코 건드린 렌즈케이스가 화장실 바닥에 떨어져 떼구르르 굴러가더니 아풀사!... 칸막이 아래를 통해 옆방(?)으로 넘어가 버렸다. 자세를 낮추고 옆방을 들여다보니 10센티쯤 안에 케이스가 보인다. 손을 집어넣어 끄집어내고 싶었지만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
대충 자리를 정리하고 밖으로 나온 후 나오기를 기다렸는데 나의 안타까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10분이 다 되어서야 문은 열렸다. 아마도 내 인생에 가장 긴 10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황급히 안으로 들어가 찾아보았다. 그런데 케이스가 없었다. 끄응... 초장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광주에서 땅끝까지...
새벽녘에 광주에 도착, 아직 잠이 덜깬 나는 본능적으로 누울자리를 찾았다. 터미널 근처에 방을 잡은 후 TV를 켜보니 케이블 TV에서는 공포영화가 한참 진행중, 30분 정도 보다가 잠들었는데 TV에서 본 장면이 여지없이 꿈에 나타났다. 으... 퍼지게 자다가 여관을 나선 시간은 해가 중천에 떴을 무렵이었다.
광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땅끝행 버스표를 사고 점심을 먹을 무렵 TV에서는 박찬호 경기가 진행중이었다. 해가 거의 기울어갈 무렵에야 땅끝에 도착한 나는 서둘어 배에 올랐다. 보길도까지는 1시간이 조금 더 걸린단다. 드디어 보길도로 가는 것이다.

청별 선착장에서
보길도 선착장 이름은 '청별'이다. 보길도에 도착한 첫날, 세연정을 둘러본 나는 세연정 앞에 숙소를 정하고 하룻밤을 묶었다. 다음날...시꺼먼 구름이 몰려오는 가운데 민박집 아주머니가 곧 태풍 경보가 나올 거라고, 아침 일찍 배타고 떠나란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순 없지... 유적들을 둘러보려고 발걸음을 재촉해 동천석실을 다녀오니 이미 태풍경보가 나와서 배가 떠날 수 없단다. 일단 짐을 싸서 청별 선착장으로 나갔는데...이런...배는 사나흘 있어야 뜬단다...설마... 해수욕장을 둘러보기로 하고 예송리해수욕장과 통리해수욕장을 거쳐 중리해수욕장에서 숙소를 잡았다. 태풍으로 높은 파도가 방파제를 내리치는 가운데 해수욕장에 온 사람들은 파도속에 뛰어들어 마냥 즐거워하고 있었다. 마치 캐리비언 베이에서 인공파도를 맞으며 즐거워하듯이...

중리해수욕장에서 이틀을 묶었지만 좀처럼 태풍 경보가 해제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선착장에 나가서 때를 기다리는게 좋겠다는 생각에 짐을 챙겨 선착장으로 나갔다. 여전히 배가 떠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여름휴가가 다 끝나도록 이곳에 갇혀지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지만 이미 태풍이 지나간 하늘은 맑고 태양은 뜨거웠다. 발길을 돌려 버스를 타고 뾰족산으로 향했다. 낮고 만만해보이는 산이었지만 꼭대기에 오르는 길은 험했다. 바람이 괭장히 세고 무엇보다도 사람이 없어 스산했다. 몇 번을 돌아갈까 했지만 결국 정상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 즈음에 이르러 나의 몰골은 이미 인간의 형상이 아니었다...

선착장 앞에 숙소를 잡고 또다시 하룻밤을 지낸 뒤 다음날 느즈막히 일어났다. 선착장에 나가보려고 숙소 복도를 어슬렁거리는 나를 보고 주인아주머니 하시는 말씀.."젊은이! 아직 안갔어? 딴 사람들 다 배타고 떠났는데.." 그렇다, 아침 일찍 태풍경보가 해제되어 모두들 첫배로 떠난 것이다. 저런...오늘은 자전거를 빌려서 섬을 돌아볼 생각이었는데... 시원섭섭한 심정으로 보따리를 싸고 선착장으로 나갔다. 보길도를 거쳐 해남을 둘러보려던 애초의 계획은 무산되었지만 그러나 아쉬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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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길도의 유적지

세연정
조선시대 조경문화의 걸작으로 불리우는 세연정은 윤선도가 보길도 유배시절 연못을 파고 정자를 세워 시를 읊고 활을 쏘며 자연을 노래했다는 곳으로 그의 어부사시사가 창작된 곳이다. 개울에 보를 막아 논에 물을 대는 원리로 조성된 것으로 산중에 은둔하는 선비의 원림으로는 화려하고 규모가 크다. 이곳에서 15분 정도 올라가면 옥소대가 나오는데 옥소대에 올라가 무희가 춤을 추면 세연정에 그림자가 비친다고 한다.

동천석실
윤선도가 말년에 머물렀던 곳으로 부용동에서 제일 경치가 아름답다. 동천석실로 올라가다 보면 석문,석담,석천,석폭,석대 및 희황의 유적이 있다. 아슬아슬한 절벽 위에 세운 한 칸짜리 정자는 여류롭게 책을 읽으며 신선처럼 소요하는 은자의 처소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윤선도가 다도를 즐기던 오목하게 패인 차바위,바위 사이에서 솟아나는 석간수를 받는 작은 석지와 연지, 암벽 사이에서 자생하는 석란, 한사람만이 거닐 수 있는 돌계단 등 자연 그대로의 모양에 따라 여러 바위에 상징적인 이름을 붙인 유적들을 볼 수 있다.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가파르긴 하지만 그리 험하지는 않다. 입구에서 맞은편으로 가면 윤선도가 살았던 집터인 낙서재터와 윤선도의 아들이 기거했던 곡수당터를 볼 수 있다.

송시열 글씐바위
송시열이 상소를 올린 것이 화근이 되어 제주도로 귀양가던 중 풍랑을 만나 상륙하였던 곳으로, 섬 동쪽 끝의 백도리해변 석벽에 자신의 심경을 한시로 새겨 놓은 곳이다. 가는 길이 비포장인데다가 도로의 폭이 좁아 차가 들어가기는 어렵다. 백도리까지 버스를 타고 간 뒤 동백나무가 울창한 길을 30분쯤 걸어가면 파란 남해 바다와 기암절벽이 솟아 있는 곳을 만나게 된다. 일출을 보기에도 적합하며, 낙시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열녀숙인 김씨비각
청별 선착장에서 세연정 쪽으로 가다 보면 삼거리 못미처 왼편에 작은 비각이 있다. 강대의의 부인인 김씨 비각이 그것이다. 화강암으로 만든 비각과 금줄을 걸기 위해서 세워놓은 둥그런 기둥이 이채롭다.

산신당
매년 정월 초하룻날 마을에서 제주를 뽑아 마을의 안녕을 위해 제사를 모시는 곳. 보길도에 있는 유일한 산신당으로 주위에 숲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예송리 민박집 뒤편 약국집 골목으로 가다 보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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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길도의 관광지

예송리해수욕장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상록수림과 깻돌밭이 어우러져 색다른 정취를 자아낸다. 물이 유난히 맑고 낮에 달구어진 돌들이 식지 않아 초저녁까지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상록수림은 남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을 막는 방풍림으로 상록수 15종, 낙엽수 8종이 길이 740m, 너비 30m 규모로 형성되어 있다. 해수욕장 이외에도 낚싯배를 빌려 바다로 나갈 수도 있다. 4시간에 5만원 선.

통리해수욕장
규모는 작지만 솔숲과 어우러진 은빛 백사장이 아름다워 조용하게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날씨가 맑을 때는 제주도 한라산이 어슴프레하게 보인다. 왼쪽에 있는 목섬은 하루에 두번씩 물길이 열리는데 그곳으로 건너가 낚시를 즐길 수도 있고, 싱싱한 해초와 석화를 채취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중리해수욕장
경사가 완만해 간조 때에는 질 좋은 모래사장이 1백m까지 펼쳐지고 2백~3백m를 들어가도 사람 키를 넘지 않을 만큼 수심이 낮아 수영에 미숙한 사람들이나 어린아이들이 해수욕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해수욕장 뒤에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는 소나무 숲이 있어 야영을 하기에 적당하다. 공중전화 2대가 설치되 있다.

솔섬
청별 선착장에 가다보면 정동리가 나온다. 그 오른편에 소나무가 심어져 있는 작은 섬이 보인다. 이곳이 바로 낚시터로 유명한 솔섬이다. 육지와 연결되어 있어 쉽게 갈 수 있으며 황홀한 일몰도 감상할 수 있다.

뾰족산
보옥리 쪽으로 난 포장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맨 끝에 뾰족하게 솟은 산을 만나게 된다. 사계절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봄에는 산철쭉과 산벚꽃이 피고 여름에는 시원한 해풍이,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동백꽃이 피어난다. 보는 이의 위치에 따라 산의 모양이 바뀌고 날씨가 맑은 날 정상에 서면 추자도와 제주도가 바라다 보인다. 산 밑은 깻돌밭으로 형성된 해변으로 아름드리 돌이 보기드문 경관을 이룬다. 작은 산이지만 오르는 길이 가팔라 마을에서 정상까지 40분 정도 걸린다. 보통 올라가는 길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마을에서 해변가로 나간후에 산 왼쪽편으로 돌아가다 보면 3번째 간이 화장실 위로 올라가면 된다. 정상에서 내려올 때 길을 잃기 쉬우므로 주의를 요한다.(☞뾰족산에서 내려다본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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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산물

일본으로 수출되는 톳
보옥리 멸치는 청정해역에서 잡힌만큼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또 5월 경에 채취하는 보길도산 톳은 영양가가 풍부하여 일본에 전량 수출되며 1년에 50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화장품 재료로도 쓰이는 톳은 삶아서 고추장에 무쳐 먹으면 그 맛이 일품.
예송리 해수욕장 건너편에 있는 예작도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감탕나무가 있다. 예작마을 사람들은 큰 소나무를 할아버지당이라 부르고 감탕나무를 할아버지당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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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시설

러브장
청별 선착장 뒤편에 있다. 일반 여관에 비하여 그리 손색이 없으며 방도 넓은 편이다. 특히 옥상에 있는 방은 세 벽이 창으로 되어 전망이 좋고 방이 매우 커 단체손님이 묵기에 좋다. 또 건물 지하에 노래방이 있어 밤에 심심하면 이용할 수 있다. 근처에는 식당과 가게가 많고 현금인출기가 설치된 우체국이 가까이 있어 편리하다.
객실 10실/1박 2만5천원/객실마다 욕실,화장실/☎53-6929

예송정
예송 해수욕장이 있는 예송리 입구에 있다. 전통 한옥집으로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 깨끗하다. 다른 집보다 마당이 넓어 차를 가지고 갈 경우 주차가 용이하며 마당 앞에 심어놓은 나무들로 정원이 예쁘다. 각자 밥을 해 먹을 수도 있으며 민박집에서 해줄 경우 1끼당 4천원씩 받는다.
객실 14실/1박 2만원(성수기 2만5천원~3만원)/공동 샤워실/☎53-6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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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부자네집
자연산 전복회와 전복죽이 유명하다. 소라젓과 성게젓은 맛이 담백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특히 성게젓에 참기름을 넣어 밥을 비벼 먹으면 그 맛이 독특하고 고소하다. 민박도 가능하다.
통리해수욕장 앞/09:00~22:00/예약 가능/성게 3만원,성게국 5천원/☎53-6276

관광식당
윤선도의 후손이 직접 운영하는 횟집이다. 청별항 근처에서 제일 먼저 영업을 시작한 곳으로 한번 찾은 사람들이 다시 찾게 되는 곳이다. 민박도 가능하며 주인 아저씨에게 우리가 미리 알지 못하는 윤선도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곳이다.
10:00~22:00/예약 가능/생선매운탕 6천원,김치찌개 5천원,된장찌개 4천원, 생선회 3만5천원~4만원,소라 1만원/☎54-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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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일정

제1일
완도 선착장→청별항 도착→예송리 산신각→점심식사→중리해수욕장→저녁식사후 취침

제2일
기상,예송리 일출→아침식사→열녀 숙인김씨비각→세연정→동천석실→점심식사→송시열 글씐바위→저녁식사

제3일
기상→아침식사→보족산→점심식사→솔섬낚시→저녁식사 후 취침

제4일
기상→아침식사→완도행 승선→완도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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